진단비·수술비·입원비
"암 진단비 얼마짜리 들어 있어요?" 보험 상담에서 가장 자주 오가는 질문이다. 그런데 그 금액을 왜 그만큼으로 정했는지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실손보험이 병원비를 대 주는데 진단비는 왜 또 필요한지, 같은 '뇌 질환 보장'인데 왜 어떤 특약은 보험료가 몇 배인지, 암 진단을 받았는데 왜 진단비의 10%만 나오는지. 이 장은 정해진 금액을 주는 보장, 곧 정액 보장을 숫자로 뜯어본다.
- 실손(쓴 만큼)과 정액(정해진 만큼)이 막는 위험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구분한다.
- 큰 병의 가장 큰 비용인 소득 공백으로 적정 진단비를 계산한다.
- 뇌출혈·뇌졸중·뇌혈관질환, 급성심근경색·허혈성심장질환처럼 겹겹이 싸인 보장 정의가 보장 확률과 보험료를 어떻게 바꾸는지 본다.
- 유사암·소액암이 왜 진단비의 일부만 주는지, 그것이 누구에게 크게 작용하는지 확인한다.
- 수술비 분류, 입원 일당의 기댓값, 정액 보장의 중복과 과잉을 따진다.
쓴 만큼 주는 보험, 정해진 만큼 주는 보험
건강 관련 보험이 주는 돈은 두 갈래다. 하나는 실손 보상(Indemnity)이다. 병원에서 실제로 낸 돈을 영수증대로 계산해서, 자기부담을 뺀 만큼 돌려준다. 8장의 실손의료보험이 대표다. 병원비가 100만원이면 100만원 근처, 1,000만원이면 1,000만원 근처를 준다. 실제 손해보다 더 받을 수는 없다. 여러 개에 가입해도 나눠서 낼 뿐 합계가 실제 손해를 넘지 않는다(비례보상).
다른 하나는 정액 보상(Fixed benefit)이다. 약관이 정한 사건, 예를 들어 "암으로 진단 확정"이 일어나면 병원비가 얼마였는지와 상관없이 정해진 금액을 준다. 암 진단비 3,000만원 특약이라면 수술비가 300만원이든 3,000만원이든 3,000만원이다. 영수증이 필요 없는 대신, 사건의 정의가 전부다. 정의에 들어가면 다 받고, 한 글자라도 벗어나면 한 푼도 못 받는다.
둘이 막는 위험은 다르다. 실손은 병원비를 막는다. 정액은 병원비와 상관없는 돈, 곧 일을 못 하는 동안의 생활비와 영수증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비용을 막는다. 아래에서 암 치료 한 번을 놓고 둘이 각각 무엇을 메우는지 본다. 진료비 총액, 그중 비급여 비율, 일을 쉬는 개월 수를 바꿔 본다. 가입자는 지우(월 실수령 약 330만원, 2세대 실손, 암 진단비 3,000만원)다.
암 치료 한 번: 무엇을 실손이, 무엇을 진단비가 메우나
진료비를 아무리 키워도 실손을 가진 사람의 빨간 칸은 크게 자라지 않는다. 건강보험의 산정특례와 실손이 병원비를 겹겹이 막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란 칸, 일을 쉬는 동안 사라지는 월급은 실손이 한 푼도 메우지 않는다. 실손 약관에는 "치료비"만 있고 "생활비"는 없다. 정액 보장이 존재하는 가장 정직한 이유가 여기 있다. 병원비가 아니라 병원비 바깥의 돈을 막는 것이다.
반대 방향의 진실도 있다. 진단비는 병원비와 무관하게 나오니, 가볍게 끝난 병에서는 실제 손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 이것이 정액 보장을 '보험이 아니라 복권 같다'고 비판하는 근거이고, 뒤에서 볼 유사암 감액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정액 보장의 금액은 "많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막아야 할 구멍만큼"이어야 한다. 그 구멍을 재는 것이 다음 절이다.
큰 병에서 무서운 것은 병원비보다 소득 공백
암,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큰 병을 겪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병원비는 어떻게든 됐는데, 월급이 끊긴 게 힘들었다." 8장에서 본 것처럼 건강보험의 본인부담상한제와 산정특례, 그리고 실손이 병원비를 크게 줄여 준다. 하지만 치료와 회복에 걸리는 몇 달에서 1~2년 동안 들어오지 않는 월급, 간병인 비용, 통원 교통비, 식단 관리비 같은 돈은 아무도 대신 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진단비를 정하는 가장 합리적인 출발점은 소득 공백이다.
INS.incomeGap이 이 식이다.아래 그림은 큰 병 진단 뒤의 통장이다. 진단 첫 달에 추가 비용이 나가고, 그 뒤 매달 실수령에서 보전받지 못하는 만큼 잔고가 줄어든다. 지우네 예금 3,000만원에서 출발한다. 월 실수령, 쉬는 개월 수, 회사 보전 비율을 바꾸면서 잔고가 언제 바닥나는지, 그리고 진단비가 소득 공백만큼 있었다면 잔고가 어떻게 버티는지 비교한다.
진단 이후의 통장: 소득 공백과 적정 진단비
파란 선을 보면 진단비가 하는 일이 분명해진다. 진단비는 병을 고치지 않는다. 진단비가 하는 일은 예금이 바닥나기 전에 시간을 사 주는 것이다. 치료에 집중할 시간, 서둘러 복직하지 않아도 될 시간, 집을 줄이지 않아도 될 시간이다. 그 시간의 가격이 소득 공백이다.
이 계산은 사람마다 답이 다르다. 월급이 높을수록, 회사 보전이 적을수록, 프리랜서·자영업자처럼 쉬면 바로 수입이 끊길수록 진단비가 더 필요하다. 반대로 질병휴직 급여가 넉넉한 직장인, 자산이 충분한 은퇴자는 덜 필요하다. "암 진단비는 무조건 5,000만원" 같은 숫자는 누군가의 계산 결과일 뿐 모두의 정답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확률이 어떻게 오르나
진단비의 금액만큼 중요한 것이 언제까지 보장받느냐다. 큰 병의 발생률은 나이에 따라 가파르게 오른다. 아래 그래프는 이 책의 교육용 모델에서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이 10만 명당 1년에 몇 명꼴로 새로 생기는지를 나이별로 그린 것이다. 국가 통계의 크기를 흉내 낸 근사치이며 실제 통계와는 다르다. 세로선을 끌어 나이를 옮겨 보고, 성별을 바꿔 본다.
나이별 1년 발생률: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두 가지를 기억한다. 첫째, 발생률은 60세 이후에 몰려 있다. "60세 만기"나 "80세 만기"로 보장 기간을 줄이면 보험료는 싸지지만 정작 위험이 큰 구간을 빼는 셈이다. 이 책의 모델로 32세 남성이 80세까지 암에 걸릴 확률은 약 39%, 100세까지는 약 47%다. 둘째, 그래프의 세로축이 보여 주듯 질병마다 크기가 다르고 나이에 따른 기울기도 다르다. 그런데 보험에서 이 차이보다 더 크게 보장을 가르는 것이 있다. 같은 병을 어디까지 그 병으로 인정하는가, 곧 정의의 폭이다.
보장 범위의 함정: 같은 '뇌 보장'이 아니다
"뇌 질환 보장 있어요"라는 말은 정보가 거의 없는 문장이다. 뇌 쪽 정액 보장은 대개 세 단계의 정의로 나뉜다. 가장 좁은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진 경우만 본다. 그보다 넓은 뇌졸중은 뇌출혈에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을 더한다. 가장 넓은 뇌혈관질환은 뇌졸중에 더해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생긴 이상 같은 질환까지 포함한다. 심장도 같다. 좁은 급성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피가 갑자기 끊겨 손상된 경우만, 넓은 허혈성심장질환은 협심증처럼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한 질환 전체를 본다.
정의의 폭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숫자로 본다. 아래는 정해진 나이에 가입해 100세까지 보장받을 때 각 정의로 보험금을 받을 확률과, 진단비 2,000만원(20년납·100세 만기·무해지형)의 월 보험료를 이 책의 교육용 모델로 계산한 것이다. 가입 나이를 바꾸고 뇌·심장, 성별을 바꿔 본다.
정의의 폭: 보장 확률과 보험료
좁은 정의의 특약은 보험료가 싸다. 그런데 보험료가 싼 이유는 사업비가 적어서가 아니라 받을 확률이 낮아서다. 보험료 1만원당 받는 보장의 '가성비'는 정의가 달라도 생각보다 비슷하다. 위험을 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덜 사는 것이다. 문제는 가입자가 그것을 모른 채 "뇌 보장 2,000만원 있다"고 믿는 경우다. 실제로 뇌경색이나 협심증으로 진단받고 나서야 자기 특약이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만 보장한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 드물지 않다. 오래전에 가입한 보험일수록 좁은 정의가 많다.
그렇다고 넓은 정의가 무조건 정답도 아니다. 넓은 정의일수록 보험료가 비싸고, 가볍게 끝나는 질환까지 포함하므로 가입금액 한도를 낮게 두는 상품이 많다. 넓은 정의로 기본을 깔고, 중증 사건(뇌출혈·급성심근경색)에 추가 금액을 얹는 식으로 섞는 설계도 흔하다. 핵심은 이름이 아니라 정의를 보고, 가입금액과 함께 판단하는 것이다.
유사암·소액암: 왜 10~20%만 주는가
암 진단비 약관을 펴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일반암'과 따로 묶인 목록이 있다. 갑상선암, 제자리암(Carcinoma in situ), 경계성종양, 기타피부암이다. 회사와 상품에 따라 유사암 또는 소액암이라고 부르며, 진단비의 10~20%만 주는 경우가 많다. 지우의 암보험도 일반암 3,000만원, 유사암 300만원(10%)이다.
이렇게 나눈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이 질환들은 대개 치료가 비교적 간단하고 생존율이 높아 소득 공백이 짧다. 제자리암은 상피 안에 머물러 퍼지지 않은 단계이고, 경계성종양은 양성과 악성의 경계에 있는 종양이다. 둘째, 건강검진이 늘면서 특히 갑상선암 진단이 크게 늘었다. 진단비 전액을 주면 보험료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오른다. 그래서 '암'이라는 같은 이름 안에 지급 비율이 다른 두 층이 생겼다.
이 구분은 모두에게 똑같이 작용하지 않는다. 소액암은 젊은 층, 특히 여성의 암 진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암 진단 1건이 소액암일 가능성을 나이와 성별에 따라 교육용으로 가정한 값으로 그린다. 실제 비율은 통계 연도·집계 방식·검진 관행에 따라 달라지며, 여기 그린 곡선은 그 크기를 대략 흉내 낸 것이다. 세로선을 끌어 나이를 옮기고, 유사암 지급 비율을 바꿔 본다.
암 진단 1건의 기대 지급액: 소액암 비중과 지급 비율
같은 '암 진단비 3,000만원'이라도 30대 여성과 60대 남성에게 그 계약의 실제 가치는 다르다. 30대 여성이 암 진단을 받을 때는 소액암일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300만원을 받는다. 그래서 시장에는 유사암 진단비를 일반암과 같은 수준까지 따로 올려 주는 특약도 있다. 다만 소액암은 앞서 말했듯 소득 공백이 상대적으로 짧은 경우가 많다. 유사암 보장을 크게 키우는 것이 소득 공백 기준으로 합리적인지, 아니면 받을 확률이 높다는 느낌 때문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확률이 높은 사건을 크게 보장하면 그만큼 보험료도 높다.
수술비와 입원 일당의 함정
진단비가 "진단"이라는 한 번의 사건에 돈을 준다면, 수술비와 입원비는 치료 과정의 사건마다 돈을 준다. 수술비는 수술 한 번에 정해진 금액을, 입원 일당은 입원 하루에 정해진 금액을 준다. 둘 다 실손과 별개로 나오는 정액 보장이다.
수술비: 종 분류와 N대 수술
수술비 특약은 크게 두 방식이다. 하나는 수술을 난이도와 크기에 따라 1종부터 5종까지 나누고 종마다 금액을 정하는 종 분류 방식이다. 숫자가 클수록 큰 수술이고 금액도 크다. 다른 하나는 특정 질병군의 수술만 골라 보장하는 N대 질병 수술 방식이다. "64대 질병 수술비", "119대 수술비"처럼 숫자가 붙는다.
N대 수술의 숫자는 마케팅에 쓰기 좋다. 그러나 같은 범위를 10개로 묶어 셀 수도, 100개로 쪼개 셀 수도 있으니 숫자의 크기가 보장 범위의 크기는 아니다. 또 수술의 정의도 약관마다 다르다. 내시경으로 용종을 떼는 시술, 혈관 안으로 관을 넣는 시술처럼 의학 기술이 발전하며 생긴 방식이 '수술'에 들어가는지가 상품마다 달라 분쟁이 생기는 유형이 있다. 수술비는 금액보다 정의 목록을 먼저 본다.
입원 일당: 하루가 짧아지는 시대의 기댓값
입원 일당은 직관적이다. 하루 입원에 3만원이면 10일에 30만원이다. 그런데 의료 기술이 발전하고 병원 운영 방식이 바뀌면서 같은 치료를 위한 입원 기간은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일주일 넘게 입원하던 수술이 이제는 며칠, 때로는 당일 퇴원으로 끝난다. 하루 단위로 돈을 주는 계약의 가치는 입원 일수에 그대로 비례하니, 이 추세는 입원 일당의 가치를 조용히 깎는다. 게다가 일부 계약은 처음 며칠을 빼고 지급한다(예: 4일째부터).
입원 일수가 평균 \(L\)일로 들쭉날쭉하다고 하면(지수분포로 단순화), 처음 \(k\)일을 빼고 주는 계약의 한 번 입원당 기대 지급은 다음과 같다.
아래는 32세 남성이 일당 특약을 80세 만기로 들고 20년 동안 보험료를 내는 경우다. 보험료는 가입 당시의 평균 입원 일수로 공정하게 매겼다고 가정하고(부가율 40%), 그 뒤 입원 일수가 해마다 줄어들면 실제로 받을 기대 보험금이 어떻게 변하는지 본다.
입원 일당의 기댓값 vs 보험료
입원 일당 자체가 나쁜 보장은 아니다. 하루 단위로 생기는 간병비나 보호자의 소득 손실을 메우는 용도로는 쓸모가 있다. 다만 기억할 것이 있다. 첫째, 일당 보장은 '자주, 작게' 쪽에 가까운 위험이라 부가보험료 비중이 크다(2장). 둘째, 보험료는 가입 때 고정되는데 의료 환경은 계속 바뀐다. 셋째, 장기 입원이 정말 무서운 경우(중증 질환, 간병이 필요한 상태)는 일당보다 진단비나 간병 관련 보장이 더 직접적으로 막는다. 일당은 보장 목록의 앞줄이 아니라 뒷줄이다.
정액은 중복해도 다 나온다, 그래서 과해지기 쉽다
그림 1의 마지막 줄을 다시 본다. 실손은 여러 개 들어도 실제 손해까지만 나오지만, 정액은 계약마다 다 나온다. 암 진단비 3,000만원짜리 계약이 세 개면 9,000만원이다. 이것은 장점이자 함정이다. 장점은 필요한 금액을 여러 계약으로 나눠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함정은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필요한 금액을 훌쩍 넘겨 쌓기 쉽다는 것이다. 보장마다 사업비가 붙으니, 필요를 넘는 보장은 보험료로 내 소득을 갉아먹는다.
아래에서 암 진단비와 뇌·심장 진단비 합계를 늘려 보며, 그 보험료가 월 실수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떻게 변하는지 본다. 보험료는 32세 남성, 20년납·100세 만기·무해지형을 이 책의 모델로 계산했다. 위쪽 띠의 파란 손잡이를 끌어 암 진단비를 바꿀 수도 있다.
쌓은 진단비 vs 보험료 부담
과잉의 신호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필요액 대비 배수다. 소득 공백의 두세 배를 넘는 진단비는 보장이라기보다 저축이나 투기에 가깝다. 다른 하나는 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이다. 흔한 어림은 가구 실수령의 5~8% 안팎이고(18장에서 다시 다룬다), 그중 진단비가 혼자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 다른 보장(실손, 사망, 배상책임)과의 균형을 다시 볼 때다. 정액 보장은 쌓기 쉬운 만큼 덜어 내기도 어렵다. 해지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무해지형). 그래서 처음부터 필요만큼 쌓는 것이 가장 싸다.
새로 생긴 특약들, 조심스럽게 보기
의료 기술이 바뀌면 보험 상품도 따라 바뀐다. 최근 몇 년 사이 정액 보장 시장에는 치료 방식에 이름을 붙인 특약이 많이 생겼다. 표적항암약물치료비(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을 겨냥하는 항암제를 쓸 때), 항암방사선·약물치료비, 면역항암제나 특정 고가 방사선 치료를 겨냥한 특약, 그리고 진단 후 일정 기간 매달 돈을 주는 생활비형 진단 특약 같은 것들이다.
이런 특약은 실제 치료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급여 신약 비용이 실손 한도나 자기부담을 넘는 경우, 실손이 없는 사람에게 치료비 부담이 큰 경우에는 쓸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를 조심해서 본다.
- 정의가 좁고 새롭다. 어떤 약이나 장비가 대상인지가 약관 목록에 묶여 있다. 의료 기술이 다시 바뀌면 목록 밖의 새 치료가 나올 수 있다.
- 실손과 겹친다. 치료비를 겨냥한 정액 특약은 실손이 이미 막는 구멍을 다시 막는 경우가 많다. 소득 공백이라는 큰 구멍은 그대로 둔 채 치료비 칸만 두껍게 할 수 있다.
- 경험 통계가 짧다. 새 특약은 지급 경험이 쌓이지 않아 위험률이 불확실하다. 갱신형이면 나중에 보험료가 크게 조정될 수 있다.
- 판매가 몰린다. 새 특약은 시장의 유행처럼 판매가 집중되는 시기가 있다. 유행보다 내 보장표의 빈칸을 먼저 본다.
원칙은 이 장의 처음과 같다. 그 특약이 막는 돈이 실손이 막는 치료비인가, 실손이 못 막는 소득 공백인가. 앞쪽이면 실손이 있는지부터 보고, 뒤쪽이면 진단비로 충분한지부터 본다.
지우네 상담 노트: 진단비를 다시 재다
도윤은 지우의 서랍에서 진단비 관련 특약만 모아 한 장에 정리했다. 암 진단비 3,000만원(유사암 300만원, 20년 갱신형)과, 오래된 종신보험에 붙은 뇌출혈·급성심근경색 진단 특약이 전부였다. 이 장의 방법으로 숫자를 다시 쟀다.
| 항목 | 지금 | 이 장의 기준 | 100세까지 받을 확률(모델) |
|---|---|---|---|
| 암 | 3,000만원(갱신형) | 소득 공백 약 4,960만원 → 약 5,000만원 | 약 47% |
| 뇌(지금 정의) | 뇌출혈 | 뇌혈관질환으로 넓히기 | 약 7% → 약 57% |
| 심장(지금 정의) | 급성심근경색 | 허혈성심장질환으로 넓히기 | 약 14% → 약 40% |
암 진단비 5,000만원, 뇌·심장은 정의부터 넓힌다
도윤은 금액부터 말하지 않았다. "암 진단받으면 몇 달 쉴 것 같아?" 지우는 회사 취업규칙을 찾아봤다. 유급 병가는 짧고, 질병휴직은 무급이었다. 둘은 치료와 회복에 약 12개월, 회사 보전 0%, 실손이 안 메우는 비급여와 간병·생활 변화 비용 약 1,000만원으로 잡았다. 월 실수령 330만원 × 12개월 + 1,000만원 = 약 4,960만원. 지우가 직접 두드린 계산기의 숫자였다. 지금 암 진단비 3,000만원으로는 약 2,000만원이 모자란다. 예금 3,000만원이 있지만, 이 책의 모델에서는 진단 후 7개월째에 바닥난다.
더 놀란 것은 뇌·심장 쪽이었다. 지우는 "뇌, 심장 다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특약 이름은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이 책의 교육용 모델로 32세 남성이 100세까지 뇌출혈로 진단받을 확률은 약 7%, 뇌혈관질환 전체는 약 57%다. 심장은 급성심근경색 약 14%, 허혈성심장질환 약 40%다. "있는 줄 알았는데 대부분 비어 있었네." 민서는 다른 걸 물었다. "넓히면 얼마나 비싸져?" 도윤이 모델로 계산한 2,000만원 기준 월 보험료(20년납·100세 만기·무해지형)는 뇌출혈 약 2,800원 대 뇌혈관질환 약 2.2만원, 급성심근경색 약 5,200원 대 허혈성심장질환 약 1.6만원이었다. 그래서 넓은 정의로 각 1,000만원씩(합계 월 약 1.9만원)을 기본으로 까는 안을 냈다. 기존 좁은 특약은 해지하지 않고 중증 사건의 추가분으로 둔다.
도윤은 하나를 덧붙였다. 진단비 보강은 도윤에게도 수수료가 생기는 제안이다. 그래서 금액은 지우가 만든 소득 공백 숫자를 넘기지 않기로 했고, 넓은 정의 특약을 어느 계약에 붙일지는 갱신형 암보험의 처리(7장)와 함께 정하기로 했다.
핵심 정리
- 실손은 쓴 만큼(병원비), 정액은 정해진 만큼(사건 발생 시) 준다. 실손은 중복해도 실제 손해까지만, 정액은 계약마다 다 나온다.
- 큰 병의 가장 큰 비용은 병원비보다 소득 공백이다. 적정 진단비 ≈ 월 실수령 × 치료·회복 개월 × (1 − 보전 비율) + 추가 비용.
- 큰 병의 발생률은 60세 이후에 몰린다. 보장 끝 나이를 줄이면 보험료는 싸지지만 위험이 큰 구간이 빠진다.
- 뇌출혈 ⊂ 뇌졸중 ⊂ 뇌혈관질환, 급성심근경색 ⊂ 허혈성심장질환. 좁은 정의가 싼 것은 받을 확률이 낮아서다. 이름이 아니라 정의(질병코드)를 본다.
- 유사암·소액암(갑상선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기타피부암)은 진단비의 10~20%만 주는 경우가 많고, 젊은 여성의 암 진단에서 비중이 크다.
- 수술비는 종 분류와 N대 수술의 정의 목록을, 입원 일당은 짧아지는 입원 일수와 면책 일수를 함께 본다.
- 정액 보장은 필요액(소득 공백)과 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으로 과잉을 판단한다. 새 특약은 실손과 겹치는지, 정의가 좁은지부터 본다.
확인 퀴즈
실손의료보험이 있는 사람에게 암 진단비가 여전히 의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같은 가입금액에서 뇌출혈 진단 특약이 뇌혈관질환 진단 특약보다 보험료가 훨씬 싼 주된 이유는?
암 진단비 3,000만원(유사암 10%) 계약이 있는 사람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약관이 일반적인 구조라면 받는 금액은?
3일 면책(4일째부터 지급) 입원 일당 특약의 가치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