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비대칭
민서는 2년 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에 작은 혹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지켜보자"고 했고, 그 뒤로 몇 번 초음파를 다시 찍었다. 암보험을 알아보던 민서가 청약서의 질문을 읽다 멈췄다. "최근 1년 이내에 추가검사(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이걸 적어야 하나, 적으면 가입이 안 되나, 안 적으면 누가 아나. 이 장은 그 질문이 왜 거기 있는지에서 시작한다. 가입자는 자기 몸을 알고, 보험사는 통계만 안다. 이 차이를 메우려는 장치들이 보험을 복잡하게 만든 첫 번째 이유다.
- 가입자와 보험사가 아는 것의 차이가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를 만드는 과정을 본다.
- 한 가지 가격을 매기면 건강한 사람부터 떠나 보험이 무너지는 죽음의 나선을 직접 돌려 본다.
- 언더라이팅(우량체·표준체·할증·부담보·거절)과 계약 전 알릴 의무의 질문 구조를 읽는다.
- 간편심사 보험이 왜 더 비싼지, 면책·감액 기간이 무엇을 막는지 숫자로 확인한다.
- 고지의무를 어겼을 때 계약 해지와 보험금 지급이 어떤 규칙으로 갈리는지 시간표 위에서 따져 본다.
내가 아는 것과 보험사가 아는 것
보험료는 "이런 사람들은 1년에 몇 명꼴로 아프다"는 통계에서 나온다(3장). 그런데 보험사 창구에 오는 사람은 통계 속 평균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이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은 보험사가 모르는 것을 안다. 요즘 가슴이 자주 답답한지, 부모가 몇 살에 무슨 병을 앓았는지,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우는지, 다음 달에 미뤄 둔 수술을 받을 생각인지. 거래의 한쪽만 아는 정보가 있을 때 이것을 정보의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라 한다.
정보의 비대칭은 계약을 기준으로 두 번 문제를 일으킨다. 계약 전에는 숨은 정보가 문제다. 자기 위험이 높다는 것을 아는 사람일수록 보험에 더 들고 싶어 한다. 이것이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다. 계약 후에는 숨은 행동이 문제다. 보험이 비용을 대신 내 주니 덜 조심하거나 더 많이 쓴다. 이것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다.
그림 아래 줄의 장치들은 가입자에게 대개 귀찮고 불리해 보인다. 질문은 많고, 가입 직후에는 보장이 안 되고, 병원비의 일부는 내가 내야 한다. 그런데 이 장치들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장치가 하나도 없는 시장부터 돌려 본다.
역선택의 죽음의 나선
어느 보험사가 질병 보장 상품을 내놓는다. 걸리면 1,000만원을 준다. 가입을 원하는 사람 120명의 1년 발병 확률은 1%부터 12%까지 제각각이고, 각자 자기 확률을 대략 안다. 보험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모두에게 같은 값을 받는다. 값은 지난해 가입자들의 평균 위험에 사업비 20%를 얹어 정한다.
사람들은 보험료가 "내 기대손실 × (1 + 안심의 값)"보다 비싸면 가입하지 않는다. 안심의 값은 큰 손실을 피하려고 기꺼이 더 내는 몫이다(2장의 효용 곡선). 아래 점 하나가 한 사람이고, 위험이 낮을수록 초록, 높을수록 빨강이다. "한 해 진행"을 눌러 해마다 누가 떠나는지, 아래 막대의 손해율(Loss ratio)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본다. 손해율은 걷은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나간 비율이다.
죽음의 나선: 떠나는 사람과 손해율
"한 가격" 시장이 무너지는 과정은 매번 같다. 평균값을 매기면 평균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비싸다. 그들이 떠나면 남은 사람의 평균 위험이 올라가 손해율이 치솟고, 보험사는 값을 올린다. 그러면 다시 그다음으로 건강한 사람이 떠난다. 이 되먹임이 죽음의 나선(Death spiral)이다. 손해율 막대가 100%를 넘는 해가 바로 "남은 사람이 예상보다 위험했다"는 신호다.
시뮬레이터의 세 단추가 역선택을 막는 세 가지 길이다. 위험이 비슷한 사람끼리 묶어 값을 다르게 매기거나(심사와 등급), 아무도 빠질 수 없게 묶거나(국민건강보험, 자동차 책임보험), 가입하자마자 받는 것을 막는다(면책·감액 기간, 뒤에서 본다). 민간 보험이 쓸 수 있는 것은 첫째와 셋째이고, 그래서 민간 보험에는 질문이 많다.
언더라이팅: 누구를 어떤 값에 받을 것인가
보험사가 청약을 받아 위험을 평가하고 인수 여부와 조건을 정하는 일을 언더라이팅(Underwriting), 우리말로 계약 심사라 한다. 심사의 재료는 청약서의 질문에 대한 답(고지), 필요하면 건강검진과 진료 기록, 직업과 운전 여부다. 결과는 대개 다섯 갈래로 나뉜다.
부담보(Exclusion rider)는 현장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부담보 1년, 갑상선" 같은 조건은 가입은 받되 갑상선 관련 질병은 정해진 기간 동안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할증은 값을 올려 위험을 받고, 부담보는 위험한 부분을 잘라 내고 받는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잘려 나간 부위가 바로 걱정하는 부위라면 할증이 나을 수 있다.
심사는 얼마나 엄격해야 할까. 아래는 지원자 600명이다. 가로축은 각자의 실제 위험(보험사는 모른다), 세로축은 보험사가 고지와 검진으로 추정한 위험이다. 빨간 기준선 아래만 인수한다. 기준선의 손잡이를 위아래로 끌어 심사를 엄격하게 또는 느슨하게 바꾸고, 정보의 정확도도 바꿔 본다.
심사의 엄격함: 보험료와 받아 주는 사람
심사는 공짜 점심이 아니다. 엄격하게 할수록 인수된 사람의 보험료는 싸지지만 보험이 필요한 사람이 밖으로 밀려난다. 느슨하게 할수록 더 많이 받아 주지만 그 값은 건강한 가입자가 나눠 낸다. 정확도를 높이면 이 교환이 덜 아파진다. 보험사가 묻는 질문의 수와 깊이, 검진을 요구하는 가입 금액 기준은 이 줄다리기의 결과다.
고지의무: 무엇을 물어보고, 무엇을 알려야 하나
심사의 첫 재료는 가입자의 답이다. 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청약할 때 보험사가 묻는 중요한 사항을 사실대로 알려야 하는데, 이것을 계약 전 알릴 의무(Duty of disclosure), 줄여서 고지의무라 한다. 핵심은 보험사가 서면(전자청약 화면 포함)으로 물어본 것에 답하는 의무라는 점이다. 묻지 않은 것까지 스스로 찾아 털어놓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물어본 것은 기간과 범위를 정확히 읽고 답해야 한다.
질문은 상품과 회사마다 다르지만, 일반 심사 상품의 청약서에는 대개 아래와 같은 구조의 질문이 있다. 기간이 짧을수록 가벼운 일까지, 길수록 무거운 일만 묻는다.
| 질문(요지) | 기간 | 흔히 놓치는 것 |
|---|---|---|
| ① 의사의 진찰·검사로 질병 확정 진단, 질병 의심 소견, 치료, 입원, 수술, 투약을 받은 사실 | 최근 3개월 | 감기로 받은 처방, 검진의 "재검 필요" 소견 |
| ② 혈압강하제·신경안정제·수면제·진통제 등 약을 상시 복용한 사실 | 최근 3개월 | 꾸준히 먹는 처방약 |
| ③ 의사의 진찰·검사로 추가검사(재검사)를 받은 사실 | 최근 1년 | 결절·용종 등의 추적 검사 |
| ④ 입원, 수술, 계속하여 7일 이상 치료, 계속하여 30일 이상 투약 | 최근 5년 | "7일 이상"은 통원 횟수가 아니라 같은 원인 치료 기간 |
| ⑤ 주요 질병(암, 백혈병,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판막증, 간경화, 뇌졸중, 당뇨병 등)의 진단·치료·투약 | 최근 5년 | 이미 다 나은 병도 기간 안이면 해당 |
이 밖에 직업과 직무, 운전 여부와 차종, 위험한 취미, 키·몸무게, 음주·흡연, 다른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다. 질문의 정확한 문구, 기간, 주요 질병의 목록은 상품마다 다르므로 실제 청약서를 기준으로 한다.
표만 봐서는 내 기록이 어디에 걸리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아래 시간표에서 일의 종류를 고르고, 점을 끌어 그 일이 청약일 기준 얼마 전에 있었는지 옮겨 본다. 걸리는 질문에 불이 들어온다.
내 기록은 어느 질문에 걸리나
해 보면 세 가지가 보인다. 3개월 창은 아주 가벼운 일까지 잡는다. 1년 창은 "검사를 다시 받은 것"을 잡는다. 5년 창은 입원·수술처럼 무거운 일과 주요 질병만 잡는다. 기간이 지나면 질문에서 빠지지만, 그 기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는 진료 기록을 받아 보고, 그때 가입 전의 기록이 질문에 걸렸는지를 따진다.
유병자·간편심사 보험: 질문을 줄인 값
고혈압약을 먹고 있거나 몇 년 전에 수술을 받은 사람은 일반 심사에서 거절되거나 무거운 조건을 받기 쉽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질문을 크게 줄인 상품이 간편심사 보험(Simplified issue)이다. 흔히 유병자보험이라고도 부른다. 질문 구조는 숫자 세 개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3-2-5"는 아래 세 질문만 묻는다는 뜻이다.
질문을 덜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받을 수 있다. 대신 가입자 무리 안에 위험이 높은 사람의 비율이 올라가고, 보험료는 그 무리의 평균을 따른다. 아래 모델에서 인구는 네 무리다. 병력 없음(60%), 가벼운 병력(16%, 일반 심사에서 부담보 등으로 인수), 만성질환 관리 중(12%, 약 복용), 최근 입원·수술 이력(12%,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내려감). 가운데 숫자 N과, 건강한데도 간편한 쪽을 고르는 사람의 비율을 바꿔 본다.
간편심사 보험료는 왜 비싼가
간편심사 보험은 거절당하던 사람에게 길을 열어 준 상품이다. 그러나 일반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대개 손해다. "질문이 세 개뿐이라 편하다"는 이유로 건강한 사람이 간편심사에 들면 시뮬레이터의 ③처럼 남의 위험 값을 대신 낸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일반 심사를 받아 보고, 거절되거나 조건이 무거울 때 간편심사로 간다.
면책·감액 기간: 가입 직후의 청구를 막는 장치
심사로도 다 걸러지지 않는 것이 있다. 증상은 있는데 아직 병원에 가지 않은 사람, 즉 기록이 없어서 질문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보험에 들고 곧바로 진단을 받으면 보험사로서는 막을 길이 없다. 그래서 많은 암 보장에는 두 겹의 장치가 붙는다. 계약일부터 일정 기간(흔히 90일) 안에 진단되면 보험금을 주지 않는 면책 기간(Waiting period), 그 뒤 일정 기간(흔히 1년) 안에 진단되면 보험금을 줄여 주는(흔히 50%) 감액 기간(Reduction period)이다. 기간과 비율은 상품과 보장마다 다르다.
아래는 40세 가입자 1만 명의 첫 36개월이다. 파란 막대는 가입 뒤에 새로 병이 생긴 정직한 가입자, 빨간 막대는 가입 전부터 증상이 있던 사람이다. 증상이 있던 사람은 가입 직후 몇 달 안에 몰려서 진단받는다. 막대가 꽉 차 있으면 보험금 전액, 반쯤 비어 있으면 감액, 테두리만 있으면 지급되지 않은 진단이다. 세로선을 끌어 면책 기간을 바꾼다.
면책·감액 기간이 막는 것과 놓치는 것
면책 기간이 지나서 보장이 시작되는 날을 보장개시일이라 한다. 암 보장이라면 대개 계약일부터 90일이 지난 다음 날이다. 면책은 가입자에게 손해처럼 보이지만, 시뮬레이터 ①과 ②의 차이만큼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를 낮춘다. 대신 그 대가를 운 나쁜 정직한 가입자 몇 명이 치른다. 이 기간에 진단받으면 보험금은 없고, 대개 계약이 무효가 되어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다. 자세한 약관 문구는 6장에서 읽는다.
도덕적 해이와 실손보험의 쏠림
계약 뒤의 숨은 행동은 실손보험에서 가장 뚜렷하다. 실손은 실제 낸 병원비를 메워 주니, 가입자 입장에서 비급여 치료의 값이 거의 공짜처럼 느껴진다. 병원도 환자가 부담을 덜 느끼니 비급여 진료를 권하기 쉽다. 그 결과 보험금이 소수의 가입자와 일부 비급여 항목에 몰린다는 지적이 감독기관과 업계에서 여러 차례 나왔다. 아래 그림은 가입자를 보험금을 많이 받은 순서로 세웠을 때 상위 몇 %가 전체 보험금의 몇 %를 가져가는지 그린 곡선이다. 곡선 위의 점을 끌어 읽는다.
보험금은 누구에게 몰리는가
곡선이 대각선에서 멀수록 보험금이 소수에게 몰린 것이다. ③에서 본 것처럼 자기부담금은 쏠림을 없애지 못한다. 쏠림 자체는 보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큰 병에 걸린 소수에게 돈이 몰리라고 보험에 드는 것이다. 문제는 그 쏠림의 일부가 꼭 필요하지 않은 이용, 즉 보험이 있어서 생긴 이용일 때다. 그 몫은 한 번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돌아온다.
실손보험이 세대를 거치며 자기부담을 늘려 온 이유가 이것이다(자세한 구조는 8장). 2021년 7월부터 판매된 4세대 실손에는 비급여 보험금을 많이 받은 사람의 다음 해 비급여 보험료를 올리는 구조가 들어갔다. 대략 아래와 같다(2026년 기준, 세부는 상품과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직전 1년 비급여 보험금 | 다음 해 비급여 특약 보험료 |
|---|---|
| 없음 | 할인(약 5%) |
| 100만원 미만 | 그대로 |
|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 | 약 100% 할증 |
| 1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 약 200% 할증 |
| 300만원 이상 | 약 300% 할증 |
중증 질환 등 일부 치료는 할증 산정에서 빠진다. 할증은 급여 부분이 아니라 비급여 특약의 보험료에만 붙고, 해마다 다시 계산된다. 2026년 5월 6일 출시된 5세대 실손은 중증 비급여와 비중증 비급여를 나누고, 할인·할증은 비중증 특약에 적용한다.
고지의무를 어기면: 해지와 보험금의 규칙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렸다면,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권리에는 시간 제한이 있다. 2026년 기준 상법과 표준약관은 대략 이렇게 정한다.
- 보험사가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이 지나면 해지할 수 없다.
- 보장개시일부터 보험금 지급 사유 없이 2년(진단 계약이면 질병은 1년)이 지나면 해지할 수 없다.
- 계약일부터 3년이 지나면 해지할 수 없다.
- 보험사가 계약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몰랐을 때, 설계사 등이 고지할 기회를 주지 않거나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막았거나 부실한 고지를 권했을 때도 해지할 수 없다(단, 그와 상관없이 계약자가 스스로 사실과 다르게 알린 경우는 예외).
보험금은 별도의 규칙을 따른다. 해지하더라도, 알리지 않은 사실과 보험금 지급 사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면 보험금은 지급된다. 예를 들어 위염 치료를 알리지 않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다쳤다면, 위염과 교통사고는 관계가 없으니 사고 보험금은 받는다. 계약 자체는 해지될 수 있다. 반대로 알리지 않은 갑상선 결절이 갑상선암 진단으로 이어졌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개별 사안의 의학적 판단이라 다툼이 잦다. 아래 시간표에서 지급 사유가 생긴 시점을 끌어 보고, 조건을 바꿔 본다.
고지의무 위반 시간표: 해지되나, 보험금은 나오나
이 규칙은 양쪽의 이해를 함께 담고 있다. 보험사가 영원히 과거를 문제 삼을 수 있으면 가입자는 언제 보험금을 거절당할지 몰라 불안하다. 반대로 숨긴 사람이 아무 일 없이 보험금을 받으면 정직하게 고지하고 할증이나 부담보를 받은 사람이 바보가 된다. 기간 제한과 인과관계 규칙은 그 사이의 타협이다. 그렇다고 "2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2년 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그 일 때문에 보장을 잃고, 3년 안에는 해지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속였다면 더 긴 기간 동안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민서의 갑상선 결절과 청약서
이 장의 도구로 민서의 기록을 청약서 질문에 하나씩 대조해 본다. 기록은 가상의 예시다.
| 날짜 | 일 | 걸리는 질문(일반 심사) |
|---|---|---|
| 2024년 9월 | 회사 건강검진 초음파에서 갑상선 결절 발견, "추가 검사 필요" | 3개월이 지나 ①은 해당 없음 |
| 2024년 10월 | 대학병원에서 세침흡인검사, 양성 추정. "1년 뒤 추적 초음파" | 1년이 지나 ③은 해당 없음. 입원·수술·투약이 없어 ④도 해당 없음 |
| 2025년 11월 | 추적 초음파, 크기 변화 없음. "2년 뒤 다시 보자" | ③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에 해당(청약일 2026년 10월 기준 11개월 전) |
| — | 약 복용 없음, 주요 질병 진단 없음 | ②·⑤ 해당 없음 |
민서의 결절, 적을 것인가 말 것인가
민서는 처음에 "양성이라고 했으니 병이 아니잖아"라고 생각했다. 도윤은 청약서의 질문을 같이 읽자고 했다. 질문은 병이 있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안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를 묻는다. 2025년 11월의 추적 초음파는 청약일(2026년 10월) 기준 11개월 전이라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재검사)" 질문에 해당한다. 나머지 질문에는 걸리지 않는다. 결론은 간단하다. 적어야 한다.
적으면 어떻게 되는가. 도윤의 설명은 이랬다. 회사에 따라 표준체로 받아 주기도 하고, 갑상선 부위를 일정 기간 부담보로 걸기도 하고, 갑상선 관련 보장만 빼고 받기도 한다. 검사 결과지(양성 추정 소견)를 함께 내면 심사가 유리해질 수 있다. 일반 심사가 어렵다면 간편심사도 있지만, 이 책의 교육용 모델로 계산하면 31세 여성의 암 진단 3,000만원(100세 만기, 20년납)은 일반 심사 월 약 3.8만원, 간편심사(3-2-5)는 그 약 1.8배인 월 약 7만원이다. 민서처럼 걸리는 질문이 하나뿐인 사람에게는 일반 심사를 먼저 받아 보는 것이 맞다.
숨기면 어떻게 되는가. 결절이 2년 안에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 보험금을 못 받고 계약도 해지될 수 있다. 다른 이유로 청구한 일이 있었다면 3년까지 같은 위험이 이어진다. 한 달만 기다려 11월이 지나면 그 질문에서 빠진다는 계산도 할 수 있다. 실제로 기간이 지나 질문에 해당하지 않게 되면 적을 의무는 없다. 다만 도윤은 "기다리는 동안 다른 검사를 받게 되면 다시 걸린다"며 날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사실을 바꾸지는 말자고 했다. 도윤 입장에서 부담보가 붙으면 고객이 실망해 계약이 늦어질 수 있지만, 지금 정확하게 적는 것이 나중의 분쟁보다 싸다는 것이 도윤의 원칙이다.
핵심 정리
- 가입자는 자기 위험을 알고 보험사는 통계만 안다. 계약 전의 숨은 정보는 역선택을, 계약 후의 숨은 행동은 도덕적 해이를 만든다.
- 모두에게 한 가격을 매기면 건강한 사람부터 떠나고 손해율이 치솟아 보험료가 오르는 죽음의 나선이 생긴다. 위험 등급, 의무 가입, 면책 기간이 이를 막는다.
- 언더라이팅은 우량체·표준체·할증·부담보·거절로 나뉜다. 엄격할수록 보험료는 싸지지만 보험이 필요한 사람이 밀려난다.
- 고지의무는 보험사가 서면으로 물은 것에 사실대로 답하는 의무다. 3개월(가벼운 일까지)·1년(추가검사)·5년(입원·수술·7일 치료·30일 투약·주요 질병) 창을 날짜로 대조한다. 설계사에게 말로 한 것은 고지가 아니다.
- 간편심사 보험은 질문을 줄인 대신 고위험자 비중이 높아 보험료가 비싸다. 일반 심사를 먼저 받아 본다.
- 면책·감액 기간은 가입 직후의 청구를 막아 모두의 보험료를 낮추지만, 그 기간에 새로 아픈 정직한 가입자는 손해를 본다.
- 고지의무 위반 해지는 안 날부터 1개월, 보장개시 후 2년 무사고, 계약일부터 3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 인과관계가 없으면 해지되더라도 그 보험금은 지급된다.
확인 퀴즈
아무 심사 없이 모두에게 같은 보험료를 받는 상품에서 가장 먼저 일어날 일은?
청약일이 2026년 10월이다. 일반 심사 청약서의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재검사)" 질문에 해당하는 것은?
건강한 사람이 "질문이 적어 편하다"며 간편심사 보험에 들면 어떻게 되는가?
위염 치료 사실을 알리지 않고 가입한 사람이 1년 뒤 교통사고로 다쳐 보험금을 청구했다. 일반적인 결과는?